세계 여성의 날을 기리며
손건웅 | 이주민방송MWTV 자원활동가
제가 여성인권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혹시 게이..?” 하고 묻습니다.
이것은 남자들이 여성인권에 얼마나 무감각한지를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여성인권에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속하지 않은 범주의 인권에 대해 공부해야합니다.
아무리 관심을 갖고 얘기를 듣고 공부를 해도
여성들이 겪고 있는 유리천장이 얼마나 단단한지
일상에서 겪는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남자인 저는 당사자가 아니라
그저 어렴풋이 추측하고 공감 할 수 있을 뿐
충분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남자들은 그 얘기를 듣지 않거나
들어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착각하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만 지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자들을 전부 잠재적 범죄자라고 하니 기분 나쁘신가요?
그건 당연합니다. 저도 기분 나빴어요
나는 아무 짓도 안했는데 그러니까 말이죠.
하지만 왜 그런 말이 나오게 됐는지 알아보셨나요?
성차별, 성희롱, 성폭행 등을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얼마나 많이 겪었는지 아시나요?
저는 우연히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한 경험을 공유하는 온라인 공간에 접속하게 되어 조금 알게 되었는데요.
일상적으로 반복적으로 겪는 사례도 있고 황당한 사례도 있더군요.
설사 아무 일이 없더라도 느껴지는 불안 등등
별 보다 많을 만큼 셀 수 없이 많은 사례들…
세상이 이 지경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런 나쁜 것들과 거리가 먼데 범죄자 취급하니 기분 나쁘다”라는 말을 감히 할 수 없게 되었죠.
(개인적으로는 잠재적 범죄자라는 말이 현실 상황을 더 잘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과거에 가해자였을 수 있고 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가해자가 쉽게 될 수 있으니까요 )
인권에는 권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권은 동전과도 같은 것입니다.
권리가 존재한다면 그 권리를 존중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권리가 있고,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권리를 존중할 의무도 있는 것입니다.
동전에 앞면과 뒷면이 함께 존재하듯이 말이죠.
저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학생으로서, 남자로서 권리가 있고
동시에 다른 대한민국 국민, 다른 학생, 다른 남자와 여자의 권리를 존중할 의무가 있습니다.
나의 인권을 존중 받고 남의 인권을 존중하려면
우리는 나의 권리를 알고 남의 권리도 알아야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나의 권리만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저도 그렇구요…
그래서 오늘만큼은 용기를 내 글을 써보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오늘만큼은 여성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길 바랍니다.
더 나아가서는 여성뿐만 아니라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인권 등
우리 모두가 자신이 속하지 않은 그룹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연대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세계여성의날 #3월8일
손건웅 | 이주민방송MWTV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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